어머니가 곧 있으면 50대가 됩니다.

어머니처럼 40대 후반에 접어드는 분들은 저처럼 자녀들은 성장해서 독립을

꾀하고, 대부분 부모님을 한 분 두 분 씩 여의기 시작하는 당황스럽고 슬픈

삶이 시작됩니다.

고단한 인생을 투사처럼 헤치며 살아오신 당신들의 부모님에게서 지금 우리

 자식세대에게 쏟아부어주시는 사랑과 관심의 1/10도 받지 못하고 성장하는

 동안 부모가 밉기도 하고 가엽기도 한 그런 복잡한 애증의 마음으로 살아가

고 있는 데, 덜컥 화해도 못 했건만 이별을 하게 된다고 너무나 우울해 하십

니다.


저희 외가나 친가에서도 돌아가시기 전, 조부모님의 성격 변화로 인해 가족

들 간 이런저런 갈등이 있었습니다.

“왜 그러는 지 모르겠다. 예전엔 안 그러셨는데.”
심지어 “일부러 저러시는 것 같아.” 라는 하소연도 들렸었습니다.

돌아가신 후에야, 그리워하다가 뒤늦은 이해가 시작되었습니다.

‘아, 그게 아니었구나, 아버님이 외로우셨던 거구나. 감정이 약해져서 울컥하시고

화를 자주 내셨던 거구나. 아버님이, 어머님이 노년기 우울증을 앓고 계셨던 걸

그 때는 아무도 몰랐어. 잘못했어요.’


상대방과 소통하는 방법을 몰라서 상처를 입힌다면 참 비극입니다.

누구나 노화현상이 찾아오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, 노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냄

새가 나고 목소리가 큰 양 소외받고 눈총을 받습니다.

노화에 따라 일어나기 쉬운 성격변화 (p29)에 자기중심적이 되고, 주장이 강

해지고, 신체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고, 감동이 줄어들고, 의심이 많아지고,

 보수적이 되고, 푸념이 늘고, 감정조절이 약해지는 점이 열거된 것을 보고

 저의 조부모님들과 주변 이웃 어르신들을 한 순간에 이해하게 되었습니다.

그 분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렇게 변해가는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걸.

그 변화를 가까운 가족, 이웃들로부터 이해를 받지 못할 때 소심한 성격을 지

닌 분들은 너무나 쉽게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고 하니, 이제는 노인층의 정서

적 변화와 신체적인 변화들을 국민 모두가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


치매와 노령기의 우울증, 노인자살 등에 대한 방대한 연구를 해 오신 조맹제

 교수님 덕분에 노년기 심리와 치매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습니다.

 감사드립니다.


4~50대 분들 경우 이 책을 통해 미리 노령기의 특징을 배우고 이해하면 부모

님들과 따뜻하게 감정의 화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. 더불어 60대 이상 어르

신들은 자신의 신체적, 정신적 당황스러운 변화들을 깊이 이해하게 되어 정신

적으로 보다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


PS: 편안하게 술술 읽히는 대활자 본의 매력이 너무나 큽니다. 중장년 이상

을 주 독자층으로 삼는 책들은 모두 이렇게 큰 포인트 활자로 인쇄되었으면

 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.